안녕하세요, 코딩은 못 하지만 IT가 너무 궁금한 비개발자 루카(Luka)입니다.

AI로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상태가 돼요. 돈은 나가는데, 뭐에 나가는지 모르겠다.

저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매달 돈이 나가고 있었어요. 많을 땐 한 달에 78,144원. 근데 그게 뭐 때문인지 설명을 못 했어요. 제가 만든 건데도요.

오늘은 그 범인을 찾은 이야기예요.

요금 내역부터 볼게요

결제일 금액
7월 1일 24,076원
8월 1일 (7월 사용분) 78,144원
9월 1일 (8월 사용분) 34,107원
9월 1~20일 5,950원

7월에 확 뛰었다가 줄어들고 있어요. 뭔가를 7월에 몰아서 썼다는 얘기예요.

첫 번째 용의자는 범인이 아니었어요

처음 의심한 건 n8n이라는 자동화 도구였어요. 여러 서비스를 이어 붙여서 자동으로 돌리는 도구인데, 저는 이걸로 유튜브 분석 알림 같은 걸 돌리고 있었거든요. "자동으로 도는 애"니까 몰래 돈을 쓰고 있을 것 같았어요.

아니었어요. n8n은 구글 요금과 상관이 없었어요.

다만 뒤지다가 다른 걸 발견했어요. n8n 자체 구독료가 한 달에 4만 원쯤 나가고 있었는데, 8월 한 달 동안 실행된 횟수가 1번이었어요. 한 번 돌리는 데 4만 원. 범인은 아니었지만 그 자리에서 해지했어요. 해지하면 만들어둔 게 전부 지워진대서, 백업부터 받아놓고요.

진짜 범인: 음악

구글 클라우드 결제 화면에서 "뭐에 썼는지"를 항목별로 펼쳐봤더니 이름이 하나 나왔어요.

Lyria 3 Clip Music Generation.

구글의 AI 음악 생성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걸 누가 쓰는지 알아요. 제 AI 에이전트 중에 음악을 만드는 애가 있거든요. 매일 유튜브 쇼츠용 음악을 만들어서 올리는 일을 시켜놨어요. 그 애가 음악을 한 곡 만들 때마다 구글에 돈이 나가고 있었던 거예요.

몰래 새는 돈이 아니었어요. 제가 시킨 일의 값이었어요. 다만 시킨 사람이 값을 몰랐던 거죠.

7월에 78,144원이 나온 이유도 풀렸어요. 그때 음악 방향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다시 만들게 했거든요. 제가 "이거 아닌데, 다시"를 할 때마다 돈이 나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 일: 상한선이 아니라 알림

구글 클라우드에는 예산을 거는 기능이 있어요. 두 가지 방식이 있더라고요.

  • 알림만: 예산의 50%, 90%, 100%를 넘으면 메일이 와요. 서비스는 계속 돌아요.
  • 강제 중단: 예산을 넘으면 서비스가 실제로 멈춰요.

저는 월 3만 원, 알림만으로 걸었어요. 강제 중단은 일부러 안 골랐어요.

이유가 있어요. 제 앱들은 서버 하나를 같이 써요. 타로 앱, 글자 읽어주는 앱, 번역기, 목소리 앱이 전부 같은 구글 AI를 불러다 써요. 음악 때문에 예산을 넘겨서 강제 중단이 걸리면, 음악만 멈추는 게 아니라 앱 네 개가 같이 멈춰요. 음악값 아끼려다 다른 앱을 다 세우는 건 아니잖아요.

알림을 건 뒤로 9월은 20일까지 5,950원이에요. 몰아서 다시 만들지만 않으면 한 달 만 원 아래로 유지돼요.

그리고 9월 19일, 메일 두 통

범인도 찾았고 알림도 걸었으니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9월 19일에 구글에서 메일이 두 통 왔어요.

  • 결제 계정이 연체 상태입니다.
  • 프로젝트가 정지될 위험이 있습니다.

카드 잔액이 모자라서 결제가 거절된 거였어요. 금액이 커서가 아니에요. 그냥 그 카드에 돈이 없었어요.

정지되면 위에서 말한 앱 네 개가 한꺼번에 멈춰요. 요금 5,950원 때문에요.

삽질: 어디를 봐야 하는지 몰랐어요

결제 화면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본 건 거래 내역이었어요. 잔액이 남아 있고, 조금씩 늘고 있었어요. 그걸 보고 더 불안해졌어요. "연체가 쌓이고 있는 건가?"

아니었어요. 이건 월말에 한꺼번에 청구하는 구조라서 잔액이 남아 있는 게 정상이에요. 잔액이 조금씩 느는 건 오히려 서비스가 살아서 돌고 있다는 뜻이고요. 저는 정상인 화면을 보면서 겁을 먹고 있었던 거예요.

진짜 봐야 하는 곳은 결제 방법 화면이었어요. 거기 카드 옆에 빨간 글씨로 "Transaction declined"가 떠 있으면 문제가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거예요. 판단 기준은 그거 하나였어요.

해결은 버튼 하나

카드에 돈을 채우고, 빨간 글씨 옆에 있는 Fix 버튼을 눌렀어요. 경고랑 버튼이 같이 사라졌어요. 끝.

근데 여기서 또 한 번 헷갈렸어요. Fix를 눌렀는데 거래 내역에 새 줄이 안 생기는 거예요. 돈이 안 빠져나간 거죠. "안 된 건가?" 싶었는데, 이것도 정상이었어요. Fix는 그 자리에서 돈을 빼 가는 게 아니라 이 카드가 살아 있는지 다시 확인하는 버튼이더라고요.

9월 20일에 해결됐어요. 하루 걸렸어요.

그래서 뭘 배웠냐면요

AI한테 일을 시킬 때, 그 일의 값을 물어본 적이 없었어요. "음악 만들어줘"라고만 했지, "한 곡에 얼마야?"는 안 물어봤어요. 사람한테 일을 맡길 땐 당연히 묻는 건데요.

자동으로 도는 건 자동으로 돈을 써요. 제가 자고 있을 때도 에이전트는 일을 하고, 일을 하면 돈이 나가요. 편한 만큼 안 보여요.

겁먹기 전에 어느 화면이 진짜인지부터. 저는 정상인 화면을 보고 불안해했고, 문제가 있는 화면은 나중에야 찾았어요.

아직 다 정리된 건 아니에요. 음악 에이전트는 지금도 돌고 있고, 제가 또 "다시 만들어"를 몰아서 하면 요금은 다시 뛸 거예요. 알림 메일이 오면 그때 또 생각해보려고요.

AI로 뭔가 자동으로 돌리고 계신 분이라면, 오늘 결제 화면 한 번 열어보세요. 항목별로 펼쳐보면 범인 이름이 적혀 있어요.


이런 삽질을 모아놓은 전자책 『AI로 토스 미니앱 11개 만든 비개발자의 역습』은 크몽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