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딩은 못 하지만 IT가 너무 궁금한 비개발자 루카(Luka)입니다.

제 홈페이지에는 카톡 24시간 AI 상담봇을 만들어 드린다고 써 있어요. 그런데 정작 제 카카오톡 채널은 제가 직접 답하고 있었어요. 24시간 상담봇을 파는 사람이 자기 채널엔 상담봇이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8월에 제 채널부터 붙이기로 했어요. 남한테 팔기 전에 제가 먼저 써봐야 하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앱 만드는 거랑 달랐어요. 서버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힘들었어요. ㅎㅎ

앱이랑 뭐가 다르냐면요

지금까지 만든 앱들은 누가 열어야 움직여요. 타로 앱은 누가 카드를 뽑아야 돌고, 번역기는 누가 말을 해야 돌아요. 아무도 안 열면 그냥 가만히 있어요.

상담봇은 반대예요.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24시간 기다리고 있어야 해요. 새벽 세 시에 누가 "가격이 얼마예요?" 하고 물으면 그때 깨어 있어야 하죠.

그러려면 늘 켜져 있는 컴퓨터가 있어야 하고, 그 컴퓨터까지 카톡 메시지가 들어오는 길이 있어야 하고, 답이 다시 나가는 길이 있어야 해요. 저는 집에 있는 미니PC를 그 컴퓨터로 썼어요.

길은 이렇게 생겼어요.

손님 카톡 → 카카오 챗봇 → 제 중계 서버 → 미니PC 안의 AI → 답변이 같은 길로 되돌아감

중간에 남의 서버는 하나도 안 거쳐요. 손님 문의가 제 컴퓨터 밖으로 안 나가요.

처음 계획은 남의 길을 빌리는 거였어요

원래는 이미 누가 만들어둔 공용 중계 서버를 쓰려고 했어요. 길을 새로 내는 것보다 있는 길을 쓰는 게 쉬우니까요.

근데 그 서버가 죽어 있었어요. 주소는 있는데 응답이 없었어요.

선택지가 없었어요. 길을 직접 내야 했어요. 이게 "서버를 만드는 일"이 된 이유예요.

막힌 곳이 스물한 군데였어요

그때 기록을 다시 열어보니 "두 번 헤매지 않기 위한 기록"이라는 제목 아래 번호가 21번까지 붙어 있어요. 전부 쓰면 끝이 없으니까 제가 이해한 것만 몇 개 적을게요.

재시작할 때마다 연결이 풀렸어요

미니PC를 껐다 켜면 카카오랑 제 서버 사이의 연결이 끊어졌어요. 매번 다시 연결해 줘야 했어요. 24시간 돌아야 하는 애가 재부팅 한 번에 길을 잃는 거예요.

연결 열쇠를 한 번 정해서 고정해 두는 걸로 풀었어요.

손님이 전부 거절당했어요

다 연결했는데 손님이 말을 걸면 봇이 대답을 안 해요. 제가 말을 걸면 잘 되는데요.

중계 서버가 손님 한 명 한 명한테 "먼저 등록하고 오세요"를 요구하고 있었어요. 상담하러 온 손님한테 회원가입부터 시키는 셈이에요.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고, 그 부분을 고쳐서 손님은 바로 통과하게 했어요.

버튼이 AI를 가로막고 있었어요

카카오 챗봇에는 "이 단어가 나오면 이 답을 보내라"는 규칙을 넣을 수 있어요. 저는 전에 이걸 26개 만들어 놨었어요. "가격"이 나오면 가격표, "자동화"가 나오면 소개 글.

문제는 손님이 "자동화하면 가격이 얼마나 드나요, 저희는 직원이 셋인데요"라고 길게 물어도 "가격"이라는 단어 하나에 걸려서 가격표만 튀어나간다는 거예요. AI한테는 질문이 가지도 않아요.

26개를 9개로 줄였어요. 그리고 역할을 나눴어요. 설명은 AI가 하고, 버튼은 행동만 해요. 신청하기, 상담원 연결 같은 거요.

별표가 그대로 보였어요

AI는 강조할 때 글자 앞뒤에 별표 두 개를 붙이는 버릇이 있어요. 다른 데서는 그게 굵은 글씨로 바뀌는데, 카톡에서는 별표가 그냥 별표로 보여요. 손님한테 "**상담 가능합니다**" 이렇게 별표째로 가는 거예요.

봇한테 규칙을 줬어요. 존댓말, 세 줄에서 다섯 줄, 별표 같은 기호 금지.

손님이 와도 저는 몰랐어요

봇이 답을 잘 하게 됐는데, 이번엔 손님이 왔다는 걸 제가 몰라요. 카카오 앱 알림은 봇이 답한 대화에는 안 오더라고요. 봇이 일을 잘할수록 저는 아무것도 모르게 되는 구조예요.

그래서 알림을 따로 만들었어요. 손님 문의가 들어오면 제 텔레그램으로 알려줘요.

8월 21일: 첫 손님

8월 20일에 다 붙였고, 21일에 첫 손님이 왔어요. 채널을 갓 추가한 지인이었어요. 뭘 물어봤고, 봇이 존댓말로 답했어요.

사흘 걸렸어요. 앱은 하루 만에 만들던 제가요.

8월 24일: 22시간 동안 아무도 몰랐어요

24일 낮 12시에 진짜 손님 문의가 세 건 들어왔어요. 봇이 잘 답했어요. 모르는 건 지어내지 않고, 아는 얘기로 돌아오더라고요. 기분 좋았어요.

그리고 그날 낮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약 22시간 동안 봇이 먹통이었어요.

무서운 건 미니PC 안에서는 전부 정상이었다는 거예요. AI도 살아 있고, 중계 서버도 살아 있고, 저장소도 살아 있었어요. 하나하나 확인하면 다 "정상"이에요.

죽은 건 바깥에서 제 컴퓨터로 들어오는 길이었어요. 집 안은 멀쩡한데 대문 앞 길이 끊긴 거예요. 집 안에서는 그게 안 보여요.

그래서 감시 장치에 눈을 하나 더 달았어요. 2분마다 바깥에서 제 서버 주소를 두드려 보는 거예요. 손님이 오는 길로 직접 와 보는 거죠. 일부러 길을 끊어 봤더니 2분 20초 만에 다시 이어졌어요.

길이 왜 끊겼는지는 아직 몰라요. 의심 가는 게 두 개 있는데 확실하지 않아요. 원인을 모르는 채로 이것저것 업데이트하면 새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일단 또 끊기면 기록이 남게만 해놨어요.

"정상"이라고 보고하는 점검표

매일 아침 9시에 봇 상태를 점검해서 저한테 보고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보고에 구멍이 있었어요.

  • 프로그램이 켜져 있는지만 봤어요. 켜져 있는데 카톡 연결만 끊긴 경우엔 "정상"이라고 했어요.
  • 감시 장치가 죽으면 "어제 재시작 0회"라고 나왔어요. 감시하는 애가 죽어서 0회인 건데, 아무 일 없어서 0회인 것처럼 보였어요.
  • 한글이 섞인 결과를 읽다가 글자가 깨지면 점검이 조용히 통과해 버렸어요. 확인을 못 했는데 "문제없음"이 된 거예요.

셋 다 같은 모양이에요. "이상 없음"과 "확인 못 함"을 구분을 못 했어요.

고치고 나서 8월 28일에 보고가 처음으로 제 몫을 했어요. 밤새 미니PC를 껐다 켰는데 프로그램 하나가 안 올라왔고, 아침 보고가 그걸 잡았어요.

이 글을 쓰다가 또 발견했어요

여기까지 쓰고 나서 제 채널에서 봇한테 말을 걸었던 화면을 다시 봤어요.

나: 머해? 봇: 확인하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그리고 끝이에요. 진짜 답이 안 와요.

9월 27일 — "확인하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에서 멈춘 화면

확인해 보니 36시간째 먹통이었어요. 9월 26일 낮 12시 37분부터요. 카톡만이 아니라 텔레그램도 같이 죽어 있었어요. 어쩐지 텔레그램이 먹통이더라니.

원인은 시각을 맞춰보니 나왔어요.

시각 (9월 26일) 일어난 일
12시 37분 52초 봇의 두뇌가 중계 서버와 마지막으로 연결을 끊음
12시 37분 54초 AI 작업 프로그램이 재시작됨

2초 차이예요.

9월 24일에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하다가 봇이 한 번 멈췄었어요. 그때 AI한테 복구를 시켰고, AI는 자기 작업 창 안에서 봇을 다시 켰어요. 그러면 봇이 AI 작업 프로그램에 딸린 프로그램이 돼요. 이틀 뒤에 그 작업 프로그램이 재시작되면서 봇도 같이 꺼졌어요.

더 아픈 건 감시 장치도 똑같은 방식으로 켰다는 거예요. 그래서 감시 장치도 같이 꺼졌어요. 봇이 죽으면 되살리라고 달아둔 애가 봇이랑 같이 죽은 거죠.

그래서 고친 것

감시 장치를 감시하는 장치를 달았어요. 10분마다 감시 장치가 살아 있는지 보고, 없으면 다시 띄워요. 컴퓨터를 켤 때만 뜨던 걸 이제 10분마다 확인해요.

기다려주는 시간을 늘렸어요. 봇의 두뇌는 켜지는 데 8분쯤 걸려요. 그런데 감시 장치는 5분만 기다리고 "안 켜지네" 하면서 다시 껐다 켜려고 했어요. 켜지는 중인 애를 또 끄는 거예요. 15분으로 늘렸어요.

고치고 나서 시험하다가 하나가 더 나왔어요. 감시 장치를 일부러 끄고 되살아나는지 봤더니, 두 개가 떴어요. 제가 시험한 순간이 10분 주기 자동 확인이랑 같은 초에 겹쳐서, 둘 다 "감시 장치가 없네" 하고 하나씩 띄운 거예요. 한 번에 하나만 확인하도록 자물쇠를 달았어요.

고치는 장치를 고치다가 또 고칠 게 나오는 거예요. 서버는 이래요.

그래서 지금은요

봇은 지금 돌고 있어요. 이 문장을 쓰기 직전에 확인했어요.

9월 28일 — 같은 안내 문구 뒤에 이번엔 진짜 답이 왔어요

화면 속 말투가 위에 쓴 규칙(존댓말, 세 줄에서 다섯 줄)이랑 다른 건, 채널 주인인 제가 말을 걸면 손님용 봇 대신 제 비서 에이전트가 답하게 해놨기 때문이에요. 손님한테는 손님용 봇이 답해요.

감시 장치를 몇 겹으로 달아놨는데도, 지금도 가끔 봇이 무반응이면 흠칫해요. ㅎㅎ 22시간 먹통을 한 번 겪고 나니까, 조용한 게 "손님이 없어서"인지 "또 길이 끊겨서"인지 바로 구분이 안 돼요.

못 고친 것도 있어요. 손님이 제 채널에 들어오면 "사업자 정보 미확인"이라는 경고가 떠요.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없앨 수 있는데 저는 없어요.

그리고 제일 솔직한 얘기.

그 채널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요.

스물한 군데서 막히고, 22시간과 36시간 먹통을 겪고, 감시 장치에 감시 장치를 달아서, 새벽 세 시에도 깨어 있는 상담봇을 만들었어요. 그 봇이 지금 거의 아무도 안 오는 채널을 24시간 지키고 있어요.

헛수고였냐면, 모르겠어요. 남한테 팔기 전에 제가 먼저 겪어본 건 맞아요. "24시간 상담봇"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그리고 부품이 다 멀쩡해도 손님이 오는 길은 끊겨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건 만들어 보기 전엔 몰랐던 거예요.

손님이 오게 하는 건 또 다른 숙제예요. 그건 서버로 안 풀려요.

봇이 진짜 답하는지 궁금하시면 말 걸어보세요. 카카오톡 채널 AI트렌드 다락방이에요. 채널을 추가해야 봇한테 말이 닿아요. 들어가면 "사업자 정보 미확인" 경고가 뜨는데, 위에 쓴 그 경고예요.


이런 삽질을 모아놓은 전자책 『AI로 토스 미니앱 11개 만든 비개발자의 역습』은 크몽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