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딩은 못 하지만 IT가 너무 궁금한 비개발자 루카(Luka)입니다.
지난 글에서 "코딩 못 하는데 토스에 미니앱 열 개 올린 이야기를 다음에 쓰겠다"고 했는데, 세어보니 열 개가 아니라 열여섯 개였어요. 쓰다 보니 늘었더라고요. ㅎㅎ
먼저 결론부터 말할게요. 토스에 올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어요. 진짜로요. 제 삽질기 중에 거의 유일하게 "안 막혔던" 경험이에요. 대신 진짜 삽질은 올리고 난 다음에 왔어요. 그 얘기를 하려고요.
앱인토스가 뭐냐면요
토스 앱 안에 다른 사람이 만든 작은 앱을 넣을 수 있는 제도예요. 앱스토어에 따로 등록 안 해도 되고, 토스 사용자가 그냥 토스 안에서 바로 열어요. 저 같은 사람한테 좋은 점은 두 가지예요. 하나, 앱스토어 심사보다 훨씬 가볍다. 둘, 이미 토스에 사람이 있다.
저는 이미 AI(클로드 코드)한테 시켜서 만들어둔 웹앱이 몇 개 있었어요. 꿈 해몽해주는 앱, 타로 앱, 숏폼 성과 분석기 같은 것들요. 브라우저에서 열리는 앱이면 토스 미니앱으로 바꿀 수 있대서 "그럼 이거 다 넣자" 한 게 시작이에요.
올리는 과정 (이건 진짜 쉬웠어요)
순서는 이래요.
- 토스 개발자 콘솔에서 앱을 등록한다. 앱 이름(영문 키)은 한 번 정하면 못 바꿔요. 이거 나중에 얘기할게요.
- 폴더에 설정 파일 하나, 앱 파일들 넣고 빌드한다. (이건 제가 안 하고 AI가 해요. 저는 "이 앱 토스용으로 빌드해줘"라고 말해요.)
- 배포 명령어 치면 테스트 링크가 나온다. 폰에서 열어본다.
- 콘솔에서 "검토 요청" 누른다. 3영업일 안에 결과 온다.
첫 앱이 급여명세서 해석기였어요. 그다음 여름휴가 몰빵계산기, AI 꿈분석기, 심연의 타로, 숏폼 성과 분석기, 운동복 뭐사지?, 퇴사 타이밍 시뮬레이터, 오늘 점심 뭐먹지?, 축의금 계산기… 이렇게 아홉 개가 첫 번째 묶음이었어요.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나좀봐라는 앱이에요. 청각장애인이 대화할 때 상대 말을 실시간 자막으로 보여주고, 내가 쓴 글을 목소리로 읽어주는 앱인데, 7월 25일 아침에 아이디어가 나와서 그날 저녁 7시 33분에 토스 정식 출시됐어요. 아이디어 → 만들기 → 심사 → 출시가 하루. 이게 제 미니앱 10호였어요.
삽질 1: 테스트 링크가 카톡에서 안 열려요
배포하면 intoss-private://앱이름?... 이런 링크가 나와요. 이걸 폰에서 열면 토스 앱이 켜지면서 테스트 버전이 뜨는 구조예요. 근데 이 링크를 카톡 "나에게 보내기"로 보내면 클릭이 안 돼요. 카톡이 이런 형식의 링크는 링크로 인식을 안 하더라고요.
결국 우회했어요. 그냥 일반 웹페이지 하나 만들어서 거기 버튼을 넣고, 버튼 누르면 그 링크로 가게 했어요. 그 웹페이지 주소를 카톡으로 보내는 거죠. 다리 하나 놓은 셈이에요. 배포할 때마다 링크 뒤에 붙는 번호가 바뀌어서 다리 페이지도 매번 고쳐야 하는 게 귀찮긴 한데, 그래도 되니까요.
삽질 2: 앱 이름은 못 바꿔요
16번째 앱을 만들 때 이름을 "구독료 다이어트"로 지었어요. 그래서 영문 키를 subscription-diet으로 하려는데, 이미 누가 쓰고 있어서 안 됐어요. 전 세계에서 하나만 쓸 수 있는 키더라고요. 그래서 앱 이름은 "구독료 점검"이 됐고 키는 gudok-check가 됐어요. 폴더 이름은 여전히 다이어트고요. 이런 식으로 이름이 세 개가 된 앱이 몇 개 있어서, 저도 가끔 헷갈려요.
첫 번째 앱 폴더 이름은 그냥 miniapp이에요. 그때는 규칙이 없었으니까요. 두 번째부터 miniapp-뭐뭐로 지었는데, 나중에 AI한테 "미니앱 폴더 전부 점검해줘" 하면 첫 번째 앱만 자꾸 빠져요. 패턴에 안 맞으니까. 이거 알고 나서 메모해뒀어요. "첫 앱은 폴더명이 다르다, 꼭 세어봐라."
삽질 3: 앱은 되는데 사람이 안 와요
여기가 진짜예요.
미니앱 14개까지 만들고 나서 든 생각이 "그래서 이걸로 뭐가 되는데?"였어요. 전부 한 번 쓰고 마는 계산기였거든요. 축의금 얼마 낼지, 퇴사 언제 할지, 점심 뭐 먹을지. 한 번 답 나오면 다시 안 열어요.
그러다 앱인토스에 광고 수익 제도가 생겼어요. 근데 광고는 사람이 자주 와야 의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15번째, 16번째는 처음부터 "매일 열게 만들자"로 설계했어요.
- 용돈 속도계: 이번 달 예산 넣으면 "지금쯤 남아 있어야 할 돈"이랑 "실제 남은 돈"을 비교해줘요. 이 속도면 며칠에 바닥나는지도요.
- 구독료 점검: 내가 쓰는 구독 서비스 체크하면 1년 총액을 딱 보여줘요. 숫자 보고 놀라라고 만든 앱이에요.
구독료 점검을 8월 29일에 내고 9월 3일까지 6일 동안 83명이 왔어요. 하루 8명으로 시작해서 18명까지 올랐다가 다시 11명. 20대 초반이 제일 많고, 남성 59%, 안드로이드 53%.

근데 이 캡처에서 제일 아픈 건 맨 아래예요. 리텐션 DAY 1: 0%. 오늘 쓴 사람 중에 내일 다시 온 사람이 없어요. 한 명도. "매일 열게 만들자"고 해놓고 이 모양이에요. ㅎㅎ 물론 이 앱은 원래 "숫자 보고 놀라라"가 목적이라 한 번 보면 끝인 게 맞긴 한데, 그래도 0%는 좀 세더라고요.
비교해볼 게 있어요. 한 달 전에 낸 숏폼 성과 분석기는 한 달 동안 401명이 왔는데, 30대 초반 여성에 아이폰 71%예요. 구독료 점검은 20대 초반 남성에 안드로이드. 같은 사람이 만든 앱인데 오는 사람이 정반대예요.

이거 보고 "아, 앱마다 닿는 사람이 다르구나"를 숫자로 처음 실감했어요. 그리고 숏폼 분석기 그래프를 보면 첫날 40명에서 일주일 만에 8명으로 떨어져요. 토스가 새 앱을 잠깐 밀어주고, 그게 끝나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거예요. 이걸 알고 나니까 "출시 첫 주 숫자에 설레지 말자"가 됐어요.
삽질 4: 리뷰 4번 통과했는데 마지막에 잡힌 버그
이건 AI한테 시켜서 만들 때 생기는 특유의 함정이에요.
용돈 속도계를 만들 때, 기능 하나 만들 때마다 AI가 자기 코드를 리뷰하게 했어요. 4번 다 통과. 그런데 다 만들고 나서 전체를 한 번 더 보게 했더니 이런 게 나왔어요.
8월 20일에 50만 원으로 시작한 사람한테 첫 화면이 "322,500원 여유 있어요"라고 한다.
계산이 항상 "1일부터 시작했다"고 가정해서, 20일에 설치한 사람한테 없는 여유를 만들어준 거예요. 부분 부분은 다 맞는데 합치니까 틀린 거죠. 구독료 점검에서도 똑같은 패턴으로 하나 나왔어요. "눌러서 고칠 수 있어요"라고 써놨는데 정작 가격이 이미 들어간 항목은 고칠 방법이 없었어요. 넷플릭스 프리미엄 쓰는 사람은 1년에 42,000원이 적게 잡히는 버그.
둘 다 최종 전체 리뷰에서야 잡혔어요. 그래서 이제 저는 AI한테 "다 됐어?"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자처럼 한 번 써봐"라고 시켜요. 코딩은 못 해도 이런 건 시킬 수 있더라고요.
삽질 5: 토스가 규칙을 바꿨어요 (진행 중)
이건 지금도 진행 중이에요.
8월에 토스가 미니앱 개발 도구를 새 버전(3.x)으로 바꾸라고 했어요. 마감 9월 14일. 14개를 전부 옮겨야 했어요. 옮기는 건 AI가 명령어 몇 개로 해줬는데, 문제는 문서가 서로 달랐어요. 공식 문서엔 "주소가 이렇게 바뀐다"고 써 있는데, 콘솔 공지엔 "아니다, 원래대로 간다"고 써 있고. 결국 둘 다 되게 설정해두는 걸로 해결했어요. 개발자 아니라서 이럴 때 "누구 말이 맞지?"를 판단할 수가 없어요. 그냥 둘 다 열어두는 게 안전하더라고요.
그리고 8월 말에 공지가 하나 더 떴어요. 9월 30일에 미니앱 전부 재검수한대요. 이미 출시된 앱도 기준 미달이면 내려간다고. 뒤로가기 버튼이 두 개 보이면 안 되고, 광고 배너는 스크롤 되는 화면에만 넣어야 하고… 16개를 다 점검했어요. 기계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다 통과했는데, 실제 폰에서 봐야 아는 것들이 아직 남아 있어요.
광고 얘기를 하자면, 광고 코드는 세 개 앱에 넣어놨는데 광고 ID가 아직 안 나왔어요. 수익은 아직 0원이에요. 사업자 등록 없이는 누적 5,000원까지만 벌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5,000원. ㅎㅎ 아직 거기까지도 못 갔어요.
그래서 뭘 배웠냐면요
올리는 건 쉬워요. 이건 확실해요.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앱이 있으면 토스에 넣는 건 AI한테 시키면 반나절이에요.
어려운 건 "올린 다음"이에요. 사람이 오게 만드는 거, 오는 사람이 누군지 아는 거, 플랫폼이 규칙 바꿀 때 따라가는 거, AI가 만든 걸 AI가 못 잡은 구멍까지 확인하는 거. 이건 코딩이 아니라 그냥… 운영이에요. 코딩 못 해도 해야 하는 일이고, 코딩 못 해도 할 수 있는 일이에요.
16개 만들었는데 아직 수익은 0원이에요. 근데 이 16개가 없었으면 이 글도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일단 계속 가보려고요.
다음 편은 "코딩 못 하는 사람이 전자책 한 권 만든 이야기"예요. 이 미니앱 이야기가 그 책의 절반이거든요.
이 미니앱들 만든 과정을 하나하나 정리한 전자책 『AI로 토스 미니앱 11개 만든 비개발자의 역습』이 크몽에 있어요. 제목이 11개인 건 쓸 때 11개였기 때문이에요. ㅎㅎ 궁금하시면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