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딩은 못 하지만 IT가 너무 궁금한 비개발자 루카(Luka)입니다.
오늘 아침에 메일 하나가 와 있었어요. 제목은 "You need to fix some issues before your site is ready for AdSense". 번역하면 "네 사이트 아직 광고 붙일 준비 안 됐어"예요. 이걸로 세 번째예요. ㅎㅎ
이 블로그가 바로 그 사이트예요. 그러니까 지금 여러분이 읽고 계신 이 글은, 애드센스에 세 번 떨어진 블로그에 올라가는 첫 번째 "진짜 내 이야기"예요. 왜 "첫 번째 진짜"인지는 뒤에서 나와요. 그게 이 글의 핵심이거든요.

시작은 "호스팅비 안 내고 블로그 하고 싶다"였어요
예전에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하나 운영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애드센스 승인도 받았었어요. 근데 다른 프로젝트들(앱 만들기, 게임 만들기…)에 정신이 팔려서 방치했고, 결국 애드센스 계정이 비활성 상태가 됐어요. 호스팅비는 계속 나가는데 글은 안 올리는, 제일 바보 같은 상태였죠.
그래서 생각했어요. "돈 안 드는 방식으로 다시 하자. 그리고 이번엔 글도 자동으로 올라가게 하자."
저는 코딩을 못 해요. 원래 그림 그리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AI 코딩 도구한테 말로 시키면 뭔가가 만들어지잖아요. 그래서 AI 에이전트한테 이렇게 시켰어요.
"GitHub Pages로 무료 호스팅하고, Gemini가 IT 주제로 글을 써서 자동으로 올리는 블로그 만들어줘."
그게 됐어요. 진짜로요. 매일 아침 글이 하나씩 올라오는 블로그가 생겼어요. 주제 은행에 50개 주제를 넣어두면 순서대로 하나씩 꺼내서 Gemini가 글을 쓰고, 자동으로 사이트에 게시돼요. 저는 손 하나 안 댔어요.
이때는 진심으로 "이거 대박이다" 싶었어요. 여기까지가 5월이에요.
1차, 2차 반려: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
5월 26일, 첫 번째 반려. 6월 10일, 두 번째 반려. 사유는 둘 다 같았어요.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 (Low value content)"
솔직히 첫 번째는 "그래, 글이 아직 몇 개 없으니까" 하고 넘겼어요. 두 번째는 좀 억울했어요. 글이 30개 가까이 쌓였는데? 그래서 이것저것 만졌어요.
- 매일 발행하던 걸 월·목 주 2회로 줄였어요. (양보다 질이라길래)
- Gemini한테 주는 지시문에 "경험담, 구체적 수치, 코드 예시 필수"를 넣었어요.
- 초반 글 5개에는 1인칭 경험담 문단을 직접 추가했어요.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서치 콘솔(구글이 내 사이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려주는 도구)을 제대로 열어봤어요. 그랬더니…
7월: 글 63개 중 색인된 게 1개
63개 URL 중에 구글이 검색 결과에 넣어준 페이지가 1개였어요. 하나. 나머지는 "발견은 했는데 크롤링을 안 함" 아니면 "옛날 워드프레스 주소라서 404".
이때 알게 된 게 있어요. 애드센스 심사관이 "가치 없는 콘텐츠"라고 한 건, 글 내용을 하나하나 읽고 한 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구글 검색이 내 사이트를 거의 안 보고 있는데, 광고 심사가 잘 될 리가 없죠. 새 도메인은 구글 입장에서 "얘 믿어도 되나?" 단계라서 크롤링 자체를 잘 안 해준대요.
그래서 노가다를 시작했어요. 서치 콘솔에서 URL 하나씩 넣고 "색인 생성 요청" 버튼 누르기. 하루에 10개까지밖에 안 돼서, 3일에 걸쳐 30개를 다 눌렀어요. 중간에 "요청 거부됨"도 떴어요. 알고 보니 하루 한도 초과. 다음 날 다시 눌렀어요.
8월: 4개… 4개… 그리고 11개
- 8월 1일: 색인 4개. (1개에서 4개. 오, 늘긴 늘었다.)
- 8월 13일: 색인 4개. (2주 동안 그대로.)
8월 13일엔 좀 힘이 빠졌어요. 게다가 "크롤링은 했는데 색인 안 함"이 6개에서 8개로 늘어 있었어요. 이건 구글이 글을 읽어보긴 했는데 "굳이 검색 결과에 넣을 정도는 아니네"라고 판단했다는 뜻이거든요. 이게 제일 아픈 항목이에요.
그러다 8월 28일. 색인 11개. 8월 중순에 갑자기 확 올랐더라고요. 6주 정체 끝.
미리 정해둔 기준이 "10개 넘으면 재검토 넣자"였어서, 그날 바로 세 번째 재검토 요청을 넣었어요. 애드센스 화면 상태가 "Needs attention"에서 "Getting ready"로 바뀌는 걸 보고 혼자 조금 설렜어요.
그리고 9월 4일, 사건이 터졌어요
심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블로그 글들을 직접 읽어봤어요. 그런데 제목이 이래요.
"현직 개발자 루카가 직접 써보니: 쿠버네티스, 복잡함 너머의 강력함" "현직 개발자가 겪은 메타버스, 기술 트렌드와 현실 비즈니스 모델 탐구" "개발자 루카의 3-2-1 백업: 외장하드와 NAS로 개인 데이터 지키기"
저… 개발자 아닌데요?
Gemini한테 처음 지시문을 짤 때 "현직 개발자이자 테크 블로거 페르소나로 써라"라고 되어 있었던 거예요. AI 에이전트가 블로그를 만들 때 알아서 넣은 설정이었고, 저는 그걸 넉 달 동안 몰랐어요. 그러니까 이 블로그는 넉 달 내내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41편 전부.
기분이 묘했어요.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 이래서 가치가 없다고 했구나" 싶었어요. 심사관이 보기에도 이건 아무나 쓸 수 있는 글이잖아요. 실제로 아무나(=AI가) 쓴 거고요.
그날 밤에 41편을 전부 다시 만들었어요. 페르소나를 "코딩은 못 하지만 IT가 너무 궁금한 비개발자"로 바꾸고, 제목에 '개발자'라는 단어를 못 쓰게 하고, 글마다 AI 일러스트 썸네일도 넣었어요. 썸네일에 깨진 한글("시간 지영 탈출", "루라")이 박혀 나와서 그것도 다시 만들었고요. ㅎㅎ
그리고 다음 날 서치 콘솔을 열었더니 "발견됐지만 색인 안 됨"이 0개에서 36개로 늘어 있었어요. 뭐지? 하고 봤더니, 글을 다시 만들면서 제목이 바뀌었고, 제목이 바뀌니까 글 주소가 전부 바뀌어 있었어요. 3개월 동안 노가다로 색인시킨 11개가 전부 옛 주소. 구글 입장에선 아는 글 41개가 사라지고 모르는 글 41개가 생긴 거예요. 이것도 파일 이름만 옛 주소로 되돌려서 수습했는데, 하마터면 색인 1개부터 다시 시작할 뻔했어요.

9월 5일 아침: 세 번째 반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반려 메일이 온 거예요. 사유는 똑같이 "Low value content".
타이밍이 얄궂죠. 심사는 옛날 "현직 개발자" 글 상태로 진행됐고, 제가 갈아엎은 건 결과가 나오기 직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반려는 별로 억울하지 않아요. 떨어질 만했어요.

덤으로 8월 말에 "계정이 5개월간 비활성 상태라 30일 내에 광고 노출 없으면 리셋됩니다"라는 메일도 와 있었어요. 계정 잔액은 0.75달러. 옛날 워드프레스 시절에 번 돈이 그대로 남아 있더라고요. 지급 기준이 100달러니까 갈 길이 멀어요.
그래서 지금부터 뭘 바꾸냐면요
세 번 떨어지고 나서야 인정하게 된 게 있어요.
페르소나를 바꾼다고 글이 진짜가 되진 않아요. "비개발자 루카가 CI/CD 단위 테스트 자동화를 파헤쳤습니다" — 이게 페르소나 바꾼 뒤에 자동으로 올라온 글 제목이에요. 코딩 못 한다면서 CI/CD를 판다니, 이것도 거짓말이죠. 옷만 갈아입은 거예요.
그래서 오늘부로 자동 발행을 멈췄어요. 수도꼭지부터 잠갔어요.
대신 이런 걸 쓰려고 해요. 코딩 못 하는데 AI한테 시켜서 앱을 열 개 만들어 토스에 올린 이야기, 그 과정에서 배포하다 터진 일들, 전자책 써서 팔아본 이야기, 그리고 이 애드센스 삽질 같은 거요. 이건 저만 쓸 수 있는 글이니까요.
승인이 날지는 모르겠어요. 네 번째도 떨어질 수 있어요. 근데 이번엔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하고 있으니까, 될 때까지 붙어 있어 보려고요.
다음 편은 "코딩 못 하는데 토스에 미니앱 10개 올린 이야기"예요.
이런 삽질을 51쪽짜리로 정리한 전자책 『비개발자의 역습』도 있어요. 궁금하시면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